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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제작 58년, “남은 여생을 광명에서 전통의 맥 이어가며 살아갈 것”

  • 기자명 광명시
  • 승인 : 2012.05.15 13:45
  • 수정 : 2012.09.18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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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 명 . 사 . 람 | 중요무형문화재 제4호 입자장(笠子匠) 박창영 선생
갓 제작 58년, “남은 여생을 광명에서 전통의 맥 이어가며 살아갈 것”

“우리 조상들은 갓을 소중하게 여겼던 의관일뿐만 아니라 멋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여겼다.  비가 오면 의복은 젖어도 갓은 도포자락 안으로 숨겼고, 출타 후에는 가장 높은 장소에 모셔두었을 만큼 귀한 대접을 했다.”

갓의 명맥을 증조부 때부터 4대째 이어온 중요무형문화재 박창영(70·소하동) 선생의 공방을 찾았다.

갓은 조선시대부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양의 갓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갓 만들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크게 3단계로 분업화 되어 있다. 말총과 대나무를 사용해 모자부분을 엮는 ‘총모자장’ 머리카락만큼 얇게 대나무를 쪼개어 차양을 만드는 ‘양태장’이 있다.

이 둘을 결합하여 갓의 기본 형태로 잡아 얇은 대나무 세죽사(細竹絲) 가닥마다 명주를 입히고 먹칠과 옻칠을 하여 최종적으로 갓을 완성시키는 역할이 ‘입자장’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두 명뿐이고 갓일을 전업으로 삼는 사람으로는 유일하다. 까다롭고 섬세한 작업의 공정을 익히는 일에만 10년으로도 모자랄 정도다. 무엇보다도 일일이 인두질을 하는 작업은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전통의 맥을 잇는 후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장남인 형박(38)씨가 5대째 가업을 잇겠다고 결심하였다. 명문대 의상학을 전공하고 전통의상학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실력자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갓일을 틈틈이 도왔다. 현재는 갓 제작기법 분야에서 박사논문을 마친 상태로 시간이 나는 대로 아버지의 공방에서 갓일을 전수 받고 있다.

박 선생은 “고향인 경북 예천에서 처음으로 일을 시작했다. 지난해 광명시 소하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남은 여생을 이곳에서 전통의 맥을 지키면서 살아갈 것” 이라며 “후손들이 선조들의 절개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체험학습장이나 현재 소장하고 있는 귀한 작품들을 전시할 공간이 주어진다면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생각”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우리 조상들의 올곧은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과정으로 갓 만들기에 매진한지 58년. 반세기의 세월이 훌쩍 지났다. 평생을 한 길을 향해 걸어가는 장인정신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한다.
시민기자 조영애 / 사진 손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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