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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톡톡

“격식을 차리기 보다는 살갑게”

광명종합사회복지관 김소연 사회복지사

  • 기자명 홍선희
  • 승인 : 2013.04.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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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년. 전문가라고 칭하기엔 아직 한참 부족한 경력이다. 오히려 열정, 순수와 같은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바로 광명종합사회복지관 김소연(26) 사회복지사에겐 말이다.

 

한시도 가만히 있질 앉는다. 그의 이름 앞의 수식어가 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분서주한다.
복지관의 ‘어르신자원봉사학교’ 사업을 맡고 있는 김 사회복지사는 요즘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특히 더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수업이 진행되는 3층 강당과 1층 사무실을 수시로 오가며, 수업 준비물을 챙긴다. 수업도중 필요하거나 부족한 물건들이 있으면, 재빨리 찾아다 채워주는 것도 김 사회복지사의 일이다. 

혹여 아직도 서로 서먹한 어르신들이 있을까봐 쉬는 시간에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분위기를 띄우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 모습이 마냥 예쁘기만 한지 여기저기서 “남자친구 있느냐”, “ 내 손자며느리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등의 진담 반 농담 반의 질문도 쏟아진다.

“저야 좋죠. 소개만 시켜 주시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라는 어르신들이 맘에 쏙 드는 답도 거리낌 없이 할 줄 아는 김 사회복지사. 손·발 마사지를 배우는 이번 13기 수강생들을 만난 지도 벌써 8번이나 되다보니, 이젠 자신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는 것 마냥  많이 편해졌다.

 그의 머릿속엔 항상 ‘살갑게’라는 형용사가 떠나질 않는다.
“처음 어르신들을 대할 땐 솔직히 좀 어려웠어요. 제 부모님보다도 한참 윗세대이다 보니, 자칫 예의 없어 보일까봐 격식을 많이 차렸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분들이 원하는 것 역시 ‘격의 없는 소통’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그래서 이제는 좀 더 친근하게, 때로는 애교도 부리면서 어른들에게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자원봉사학교가 개강해 수업이 진행되는 약 한 달 동안 그는 어른들 사이의 매개체가 되려고 더욱 애를 쓴다. 그를 통해 돈독한 정을 쌓게 된 수강생들은 이후 동아리 활동이나 자조모임, 봉사활동에 더욱 성심을 다하게 되기 때문에 남다른 책임감을 갖기도 한다.

“만약 수업에 흥미가 없으시더라도 제 얼굴을 봐서 꼭 참여를 하셨으면 하는 바람으로, 어른들에게 제가 먼저 다가서려고 합니다. 어린 제게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어른들도, 그냥 제가 툭 던진 한마디에 속 얘기를 털어놓으시며, 어느새 시간가는 줄 모르게 수다를 떨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럴 땐 저도 세대차이 나는 줄 모르고, 제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게 되고요.”
어르신들의 편한 말벗이 되고자 하는 그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김 사회복지사는 가장 속상할 때가 언제냐는 질문에 “다 해 줄 수 없을 때”라고 했다.  
“마음으로는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예산이나 관련 규칙 등의 이유로, 어르신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지 못하고, 잘라 말해야 할 때는 제 자신도 정말 괴롭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관리자의 역할을 해야 하는 제 모습을 보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리감마저 느껴진다니까요.”
그의 고민 속에서 20대 사회 초년병의 순수한 열의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 했다.    

요즘 김 사회복지사는 심리학에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사람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이해하면, 상대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란다.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수혜자의 입장에서 뭐가 필요할 지를 고민하면서 진행하라는 상사의 조언을 많이 들었어요. 어르신들과 얘기를 하면서도  더 가까워지기 위해 그분들이 처한 상황과 마음의 상태를 잘 이해하고 접근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요.”

아직은 어느 분야의 복지를 주 전공으로 할 것인지 김 사회복지사는 정하지 않았다. 수원에서부터 1시간이 넘는 출퇴근 시간을 감수하며, 이곳까지 온 이유도 어린이, 장애인, 청소년,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을 접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그가 어느 분야에서 누구를 상대로 복지서비스를 펼치든 간에 허투루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어느 순간 그가 광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리진다면 아마도 심리학 공부를 하기 위해 ‘잠시 떠난 것’이라고 믿을 것이다. 보다 완벽한 사회복지사로 재탄생하기 위해. 
 

글/홍선희 진시민필 spanishi95@hanmail.net      사진/광명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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