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음식이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지만, 식사 챙겨 드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허리 통증이 악화되지 않게 지금처럼 꾸준히 운동 잘 하시고, 오래 오래 건강하십시오”
이들은 광명이동푸드뱅크 마켓 ‘행복바구니’에서 지원한 식품과 식자재를 비롯해 파스와 일회용 매직밴드, 영양제 등 구급 상비약품도 전달했다.
남편의 폭력으로 20여년 전 이혼을 한 뒤 자녀들과도 연락이 두절된 채 지하 셋방에서 홀로 거주하고 있는 H씨. 몇 달 전 까지만 해도 가사 및 육아 도우미로 일하며, 근근이 생계를 꾸려갔다. 그런데 최근 지병인 척추 협착증으로 통증이 심해지면서 일을 모두 그만둬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최근 2달 동안은 시 무한돌봄센터로부터 긴급지원이 이뤄져 형편이 다소 풀렸지만, 지원이 종료되면 생계가 힘든 상황. 이에 따라 이날 기초생활수급권자 지정에 대한 상담과 더불어 건강상태도 함께 점검 받았다.
“다행히 어르신은 콜레스테롤 과 당 수치 모두 정상이네요. 오늘 여러 사람이 들이닥쳐 긴장하셨는지, 혈압은 좀 높게 나왔어요. 제가 며칠 후 다시 방문해 또 확인할게요.”
방문간호사의 설명에 H씨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송 지역복지과장도 “어르신 허리가 불편한 것은 수술로는 해결이 힘든 것인가요?”라며 그의 병세에 대해 물으며 상담을 이어갔다.
그러자 H씨는 “이 병은 수술보다는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게 더 좋다고 해 날마다 30분씩 산책이라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비록 혼자 먹는 식사지만, 되도록 골고루 먹으려고 애를 썼는데, 그 덕분인지 허리 말고는 다른 건강 문제는 없다고 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이렇게 여러 분들이 제 집을 찾아, 제 얘기를 들어주고 사정을 살펴주시니, 그것만으로도 힘이 난다”면서 “방문간호사님이 알려준 방법대로 생활 습관을 잘 유지해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예전에 하던 일도 다시 시작해 열심히 살아갈 것”이라고 웃음으로 답했다.
이날 명예동장으로 나선 송 지역복지과장은 H씨의 건강상태와 경제형편 등에 대한 동 사회복지사와 방문간호사의 상담과정을 지켜보며, 복지동의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지원과정, 그간의 성과 등을 면밀히 살폈다.
송 지역복지과장은 특히 복지 소외계층의 지속적인 발굴을 위해 복지동이 지난 6월 각 통에 1개씩 총 17개를 설치한 ‘희망복지우체통’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고령자들이 온라인에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 오프라인을 통한 복지사각지대 해소 방안을 마련한 점을 높게 평가 한 것.
그는 “이웃의 사정을 비교적 세심하게 파악하고 있는 통장들이 희망우체통을 한 달에 2번씩 살펴, 접수된 사연들을 주민 센터 사회복지사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이 마을 단위의 복지공동체 형성의 초석이 되는 것 같아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광명 2동은 ‘복지동’으로 지정돼 지난 3월부터 방문복지, 보건, 일자리 등에 대한 민원과 상담을 주민 센터에서 원스톱으로 해결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는 이를 위해 복지동에 방문간호사 1명을 상주시키고, 사회복지공무원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충원했다. 또 동장과 방문간호사 사회복지 담당자 등 3인이 한 조가 돼 매일 소외계층을 방문상담하고 있다. 아울러 소외계층 발굴을 위해 복지위원 운영 및 희망복지우체통 설치하는 한편, 요일별로 테마를 정해 법률과 일자리, 생활민원을 상담을 해 주는 ‘요일별 테마복지 사업’을 실시하는 등 복지체감도 향상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시의 복지동 사업이 입소문을 타면서 중앙정부에서도 내년 복지전달체계 개편을 앞두고 벤치마킹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무조정실,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 등 9개 부처로 구성된 정부 합동 복지T/F팀이 이날 시를 찾은 것이다.
송 지역복지과장은 일일 명예 복지동장 체험에 앞서 시 복지정책과장과 광명2동 복지동장, 사회복지담당자 등을 만나 일선 현장의 애로점과 건의 사항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복지업무 세분화와 증가에 따른 전문 인력 확충방안 마련, 복지사업 추진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업무처리 과정 간소화 및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서의 보다 다양한 정보공유 등이 건의됐다.
글/홍선희 진시민필 spanishi95@hanmail.net
사진/광명시 홍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