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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경연을 넘어, 살아있는 인생 공부”

광명북고W.W.T,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 참가

  • 기자명 시민필진 홍선희
  • 승인 : 2013.07.0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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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정말 넓고 할 일도 참 많더라고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많은 인생 공부를 하고 왔어요.”

이런 말을 하다니, 고등학생들에게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소리 같다. 그런데도 7명의 학생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책에는 나오지 않는 새로운 공부’를 하고 왔다는 것이다.

지난 5월말 미국 테네시주 녹스빌 테네시주립대학교에서 열린 세계 창의력올림피아드(DI·Destination Imagination) 결선 대회에 광명시 대표로 참가한 뒤 문화 체험까지 하고 돌아온 광명북고 W.W.T(We Want to be Together·지도교사 김종욱) 팀원들은 대회 참가 소감을 묻자 이렇게 입을 모았다.

  ▶ 광명북고 W.W.T팀의 이창호, 한석진, 정민형, 여운석, 임성빈, 김영아, 백경록 학생(왼쪽부터)

이번에 대회에 나간 학생들은 3학년 2명과 2학년 7명. 선배이자 팀장인 정민형 학생을 주축으로, 같은 학년 한석진 학생과 후배인 이창호, 여운석, 임성빈, 김영아, 백경록 학생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나가 되며, 배려와 협동을 가슴에 새긴 색다른 경험이었다.

특히 경연을 넘어 세계 각국의 또래들과 한데 어우러져 즐기며,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배웠던 기억은 아직도 학생들에게 깊이 각인돼 있다.

민형 군은 “저희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주어진 과제를 풀어가는 다른 나라 팀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동안 얼마나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 살았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고 했다. 그는 또 “피부색과 언어에 개의치 않고,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외국인 친구들과 어울리는 동안, 그들의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성향이 기발한 창의력의 바탕이 된 것 같아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팀 대표로서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고정관념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과, 이에 앞서 마음을 눈을 키우고 생각의 폭과 깊이를 키우는 고교 시설을 보내는데 좀 더 노력하겠다는 야무진 각오도 다졌다고 학생들은 입을 모았다. 

과연 이들이 다녀온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가 어떤 대회이기에 아이들이 이렇게 한 뼘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 대회는 올림픽을 방불케 하는 청소년 축제로, 사전에 주어지는 도전과제와 현장에서 주어지는 즉석과제를 정해진 시간 내에 해결하는 것이다.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단순히 기계를 만들거나, 조작하는 대회가 아니다. 지식을 바탕으로 도구를 만들고, 창의력을 발휘해 스토리를 구성해야 한다. 여기에 퍼포먼스까지 곁들여 하나의 공연을 선보여야 하는 것이다.

올해는 전 세계 30여개 나라에서 2,500여 팀의 초·중·고교생 3만여 명이 참가해 그 기량을 겨뤘다. 우리나라에서는 35개 팀 200여명이 출전했는데, 우리시에서는 광명북고가 유일하게 참가했다. 게다가 처녀출전인데도 17위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광명북고가 참가한 분야는 총 70팀이 참여해 5팀이 상을 받았다.
 

사실 지난 2월 세계대회 출전권을 내걸고 열렸던 국내 대회에는 3학년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학교 대표로 나갔다.

지난해 대회소식을 접한 이 학교 자연과학부장 김종욱 교사가 당시 2학년 중 평소 발상이  뛰어나 눈여겨 봐뒀던 학생들을 불러, 대회 출전을 권유했고, 이들이 중심이 돼 자발적으 친구들을 끌어 모아 팀을 꾸린 것이다. 그러나 막상 국제대회 출전권을 따게 되자, 대학 입시와 대회출전에 따른 막대한 경비 등의 문제로, 대회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그러자 국내대회에 나갔던 민형, 석진 군이 2학년에서 인원을 충원해 팀을 재정비하면서, 국제대회 출전을 밀어붙이게 됐다.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 나간 광명북고 W.W.T 팀의 출전 작품

석진 군은 “국내 대회 때는 독립기지를 건설하는 중장비를 주제로 했는데, 독립이라는 주제가 자칫 정치적으로 비춰져 세계인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지장이 있을 것 같아 세계대회에서는 ‘거인의 몸속 여행’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10대의 자동차를 음식물로 가정하고, 이들이 거인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소화되는 과정을 조명을 곁들인 난타라는 퍼포먼스로 표현했다.

자동차 설계, 대본 짜기 등 모든 과정을 아이들 스스로 치열한 토론 과정을 거쳐 진행했다. 중간에 대회 참가 경험이 없는 2학년으로 멤버가 교체돼 짧은 기간 동안 세계 대회를 준비 하려니 힘들기도 했다. 

제작한 자동차 가운데 핵심 작품을 대회 현지까지 운반하는 일을 맡았던 운석군은 작품의 파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군분투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포장용 공기 충전재로 몇 번씩 감싸, 신주단지 모시 듯 짐을 꾸렸어요. 정작 제가 입을 옷은 제대로 싸지 못해, 형들과 친구들 옷을 빌려 입기도 했다니까요”

조립에 남달리 관심이 많아 국내대회를 마친 후에도 국제대회 출전을 포기하지 않았던 민형군은 광명에서 치렀던 국내대회가 실전 경험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미국에서 대회 시작 30분전에 자동차가 한 대 망가졌었는데, 다행이 얼른 상황을 수습해 무사히 대회를 치를 수 있었어요. 국내대회 때 무대적응 과정을 거치면서 순발력이 생긴 것 같아요”

운석군의 설득으로 함께 미국행을 감행한 창호 군은 대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팀으로 텍사스 팀을 꼽았다.

“자동차가 움직이는 동선을 아예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짰는데, 저희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어요. 다음에 또 이런 대회에 나간다면 저 역시 도입해 보고 싶은 방법이에요.”
대회 출전만이 이들 추억의 전부는 아니다. 

  ▶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서 광명북고 팀과 버디팀을 이룬 미국 미주리주 팀과 함께 

영아와 경록 양은 대회가 끝난 후 이어진 문화체험 일정이 마무리 될 때까지 열흘 가까이 한 방을 쓰고 지내며 그들만의 수다로 밤을 보내기 일쑤였다.

두 소녀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동안 몰랐던 친구의 장점도 알게 되고, 친구의 가치관과 성향을 좀 더 이해 할 수 있는 감정적 자산이 쌓였다” “대회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세계 여러 나라 친구들이 같은 주제로 어떻게 그런 다양한 스토리를 구성해 왔는지, 역시 배울 점 천지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광명북고 팀과 버디(친구)팀을 이룬 미국 미주리주 팀과의 추억도 잊을 수 없다. 각자 자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을 알려주고, 핀(Pin)도 교환하며 친목을 도모했다.

  ▶ 세계 각국의 학생들과 주고 받은 다양한 모양의 핀(Pin)


성빈 군은 “제가 영어를 잘 못해 소통이 좀 어려운 점은 있었지만, 선물 하나에도 진심을 담아 전하며 적극적으로 대시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진한 우정을 느꼈다”“지금도 페이스 북을 통해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국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500여만 원에 달하는 경비를 전액 개인이 부담해야 했던 점, 퍼포먼스 연습과 최종 리허설을 앞두고 마땅히 연습할 곳이 없어 애를 먹었던 점을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았다.

관내 학생들이 이 같은 세계대회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가하도록 함으로써, 과학적 창의인재 육성의 발판으로 삼고, 이를 통해 지역을 빛낼 인재 배출을 꿈꾼다면, 이 같은 학생들의 진지한 토로는 관심을 보여야 할 대목이다.
    
 
글/ 진시민필 홍선희     사진/광명북고·광명시청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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