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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달콤한 유혹! "얘들아 우리 놀이터 갈까?"

주인 잃은 놀이터에 평생학습날개를 달고 아이들이 몰려온다

  • 기자명 시민필진 정현순
  • 승인 : 2013.11.0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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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부분의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을 보기 힘들다. 어쩌다 한 두 명의 아이가 혼자 그네를 타거나 시소를 타다 그냥 가버리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런가 하면 동네 어르신들이 앉아 계시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시설 좋은 놀이터는 많은데 정작 이용할 어린이들을 볼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을 잃어버린 놀이터를 찾아주자는 프로젝트를  ‘민관’이 함께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지난 10월 17일 교육부가 주최하는 2013년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에서 광명시평생학습원이 ‘학습놀이터 조성사업 – '토요일엔 놀러가(놀이터에 러닝하러 가자)'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일명 ‘지붕 없는 학습놀이터(토요일엔  놀러가, 놀이터에 러닝하러 가자)’는 어느 한순간에 태어난 것이 아니다. 마을 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지역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학습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 끝에 탄생된 것이다.

사업부문 특별상으로 선정된 광명시평생학습원의 학습놀이터는 2012년 경기도 ‘구도심 러닝센터 운영’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도비 5천만 원을 지원받고 이에 시비를 추가 확보하여 광명 4개 권역 8개의 놀이터에 자전거놀이터, 문화놀이터, 생태놀이터, 전통놀이터, 음악놀이터 등 각 마을의 특성을 반영하여 전국 최초의 학습놀이터를 조성한 사업이다. 

 

예전 놀이터에서는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말타기 등의 놀이만으로도 얼마든지 즐거웠다. 그 시절의 놀이터는 마을의 유일한 놀이공간이자 또래들과의 교류 소통의 장이였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 등과 같은 전자오락에 재미를 느껴 더 이상 놀이터를 찾지 않게 되었다.좋은 놀이시설의 놀이터는 어린이공원이란 이름으로, 어른신들의 쉼터란 이름으로... 그렇게 주인을 잃어 가고 있었다.

 

일상의 공간에서 일상의 학습이 이루어지는 놀이터. 평생학습 공간 및 시설의 고정적이고 일반적인 패턴 탈피, 이용계층의 주객전도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놀이터를 평생학습 관점으로 재발견하고, 지붕 없는 열린 학습공간에서 언제나 누구나 학습하는 문화조성을 하기 위해 이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다시 말해 놀이터가 진화하기 시작했다.

 

더 늦기 전에 놀이터의 주인을 되찾아 주어야했다. 마을별로 어른들이 모여 평생학습관점으로 여러 차례 의논한 결과 결국 방법을 찾게 되었다. 전국최초의 학습놀이터 조성! 학습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학습놀이터는 놀이터를 변화시겼다. 전국 최초의 학습놀이터는 마을 학습운동의 새로운 메카가 되기에 충분했다.

마을주민과 관공서의 합작으로 이루어지는 놀이터문화를 아이들에게 되찾아주기란 듣기만 해도 녹록치 않아보였다. 이렇게 좋은 소식을 듣고 지난 11월 4일 평생학습원을 찾았다.

그곳에서 만난 평생교육원 정지원씨는 “최근 들어 놀이터가 사회문제로 대두 되고 있는 상황에서 평생학습으로 그것을 어떻게 풀어볼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추진을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소음이 많은 외부공간이다 보니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도 많잖아요. 해서 걱정이 많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 권역에 실무팀들과 논의 한 끝에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우리의 걱정과는 달리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진행을 잘 해주셨어요. 본인 아이들은 물론 이웃의 아이들도 함께 데리고 나오기도 했어요.”
라고 말했다.

 

처음 우려와는 달리 특별한 어려움 없이 학부모들의 관심과 도움이 오히려 관계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고 전한다.  아이템은  평생학습원에서 냈지만 진행은 권역의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아무리 좋은 기획이라도 지역 주민들이 무관심했다면 좋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다.

어떠한 일이든 힘든 일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에게 보람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 사업이 일회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고 올해도 계속 이루어지고 있어요.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그곳은 학습놀이터로 만들어 졌고 마을학습문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도 매주 가족학습놀이터가 형성이 되어 운영이 잘 되는 곳이 있어요.  반 년 동안 21개 프로그램에 76회 3천5백 명 정도 참여했어요. 아쉬운 점은, 사실 이 프로그램에 저소득층 아이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원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이 엄마에게 놀이터에 갔다 온다고 하면 ‘학원이나 가라’라는 말씀은 안 해주셨으면 해요. 요즘 놀이터는 놀이만 있는 곳이 아니고 학습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니까요”
라고 말했다.

한편 평생학습원 문순용 팀장은 “처음부터 쉽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좋은 결과가 나왔어요, 하지만 현재보다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이 프로그램이 주말에 이루어지다 보니 누군가의 희생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예요. 결국은 주말에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사생활을 포기해야 이일이 가능하니까 앞으로 지속적인 관심이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잊지 못할 일이 있어요. 작년 겨울에 눈이 정말 많이 와서 걱정을 했는데요. 학부모들이 그 눈을 다 치우고, 천막을 설치하고, 아이들이 추울까봐 따끈한 오뎅국을 끓여 아이들에게 먹였어요. 그런 일은 결국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될 거란 생각이 들어요. 
 

그 또한 학부모들이 나서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거든요.  학원도 중요하지요. 하지만 그곳에서는 지식을 배울 수는 있겠지만 지혜를 배울 수는 없겠지요."
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정말이지 ‘고생 많았고 상 받을 만했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끝으로 이번 사업을 위해 후원을 아끼지 않은 청소년문화의집 관장 등 많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정지원씨는 말한다. 앞으로도 어느 지역에서든 도움을 청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갈 준비는 되어있다고 한다.

1권역의 음악놀이터에서는 재활용품을 사용했고 4권역의 미술놀이터에서는 그러지 못했다고 한다. 상황에 맞게 허용되는 물품으로 여러 체험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사소한 한 가지 한 가지가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다. 

학원을 다니며 지식을 쌓을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학원에서 배울 수 없는 또래와의 사회성, 여러 가지 체험, 마을행사 등 그 시절만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보물을 아이들은 이 놀이터에서 배우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다.


글/시민필진 정현순  사진/평생학습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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