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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생겼어요~

'비폭력평화훈련센터 동그라미와 네모',청소년들에게 평화교육 실시

  • 기자명 시민필진 김은정
  • 승인 : 2014.03.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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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영원한 가해자도 없고 영원한 피해자도 없다’는 말이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돌고 도는 학교폭력, 왕따! 왕따가 된 아이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왕따 당한 아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이 '쿵' 내려 앉는 게 모든 부모 마음이다. 어쩌면 우리 아이도 왕따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모에게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 비폭력평화훈련센터 ‘동그라미와 네모’가 ‘비폭력 평화교육’이란 따뜻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폭력 평화교육이라… 어떻게 진행되는 걸까? 그리고 효과가 있기는 한 걸까? 이런 저런 궁금증을 안고 지난 5일 비폭력 평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충현중학교(광명시 서원로 42)를 찾았다.

 

학교를 찾아간 시간이 마침 점심때라 운동장에서 뛰어다니는 아이들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른들에게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아이들만의 천진한 해맑음을 뒤로 하고 비폭력 평화교육이 진행되는 1학년 교실로 향했다.

복도 창문에서 들여다 본 교실 모습은 조금 낯설었다. 앞사람 뒤통수만 바라보는 일명 ‘앞으로 나란히’ 책상 배열이 아니었다. 책상은 뒤로 밀어져 있고 의자는 둥근 원을 그리고 있었다. 점심 급식을 먹고 올라온 학생들이 저마다 자기 의자에 앉자 ‘비폭력 평화교육’이 시작됐다.

‘비폭력평화훈련센터 동그라미와 네모’ 장지은 원장은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서 학생들에게 교육에 참여하는 룰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한 학생이 ‘장난치지 않기’를 말했다. 그러자 장지은 원장은 긍정형으로 룰을 바꿔보자고 한다. 그래서 정해진 첫 번째 룰은 ‘집중하기’였다. 이어서 ‘이야기 끝까지 듣기’, ‘실수해도 되기’라는 그들만의 평화교육 룰이 정해졌다. 그리고 2시간 동안 비폭력 의사소통, 내면의 중심 세우기 등을 위한 다양한 코너가 놀이의 형식을 빌어서 진행됐다.

 


  ▲ '비폭력평화훈련센터 동그라미와 네모' 대표 정지은씨가 학생들에게 단어가 적힌 카드를 들어보이며 게임룰을 설명하고 있다.

 

  ▲ 감수성훈련에 참가한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서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이 된지 며칠 되지 않은 아이들은 자기도 모르게 말과 행동에서 힘 겨루기를 하고 있어요. 힘 겨루기를 하는 아이들의 관계 형성에서 자칫 잘못되면 학교폭력으로 이어질 수도 있거든요.

아이들은 감정 조절에 미숙하잖아요. 한없이 치솟기도 하고 한없이 가라앉기도 해요. 평화교육을 쉽게 말하면 아이들의 감수성 교육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주어진 문제를 놓고 함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다 보면 학교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죠.”
라며 장 원장은 힘주어 말한다.

그리고 평화교육은 단순히 ‘좋은 사람’을 양성하는 교육은 아니라고 덧붙인다. ‘비폭력평화훈련센터, 동그라미와 네모’가 추구하는 평화교육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평화로운 학교문화를 만드는 주체가 돼서 폭력을 유발하는 구조와 상황에서 창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 단순히 눈에 보이는 현상을 정리하는 개념의 소극적인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갈등상황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궁극의 목적인 셈이라고.

  ▲ '게임은 즐거워...' 어느새 즐거워진 학생들

초등학교 때 왕따를 당해본 경험이 있다는 한 학생은 “중학교 와서도 왕따 당할 까봐 걱정이에요. 오늘 이 교육이 친구들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며 조심스레 교육소감을 밝힌다.

교육이 진행되는 내내 교실 한편에서 학생들 모습을 지켜보던 신은숙 상담교사는 “4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비폭력 평화교육을 하고 있어요. 수업은 1년에 5차례 총 10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결과는 만족스러워요. 놀라운 건 지난해 우리 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 한 건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이 교육을 받고 나면 아이들의 모습이 달라지는 게 눈에 보여요.”라며 ‘비폭력 평화교육’의 힘을 설명한다.

 

교육 만족도에서 보여진 학생들 반응도 긍정적이다. 첫 번째 교육 수료 후 수업참여 학생의 50%에 그치던 만족도가 두 번째 교육부터는 70%로 상승해 있다. 평화교육을 지속적으로 받아온 2~3학년 학생들의 설문지에는 “차이와 다름이 뭔지 알게 됐다” “소통하고 배려하는 방법을 잘 몰랐는데, 이 교육을 받으면서 조금씩 방법을 알아가게 되는 것 같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가 생겼어요" “재미있어서 좋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우리는 날개 없는 천사 테레사 수녀도 아니고 평화주의자 간디도 아니다. 조금씩 못됐고, 조금씩 착한 그저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하루에도 여러 번 못된 마음을 품지만 그래도 우리는 소망한다. 억울함과 부당함 때문에 눈물 흘리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고. 더구나 청소년들이 그 어떤 폭력으로부터 상처를 받는 일은 없어야겠다.

문의 : 비폭력평화훈련센터 동그라미와 네모 (02-2614-1774)

글/시민필진 김은정   사진/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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