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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뉴스

룸미러 바라보며 승객과 눈인사 할 때면 기분 좋아

친절한 버스 운전기사 '김남훈'씨를 만나다

  • 기자명 시민필진 김은정
  • 승인 : 2014.09.1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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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아(36세, 광명시 광명동) 씨는 목공예 수업을 들으러 매일 새마을전통시장 근처에 있는 공방을 찾는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녀는 징크스 같은 게 생겼다고 말한다. 그녀의 집에서 공방까지 가는 버스노선은 여러 개가 있다. 하지만 그녀는 기다리는 번거로움을 감내하더라도 반드시 이용하는 시내버스가 있다고 한다.

“집에서 공방 갈 때 저는 꼭 12번 버스를 타요. 12번 기사님 중에 너무도 친절한 분이 있거든요. 그 기사님이 운전하는 버스를 타는 날은 유달리 기분 좋은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한 명 한 명 승객이 일일이 타고 내릴 때마다 밝고 상냥한 목소리로 ‘반갑습니다’, ‘조심해서 올라오세요’, ‘좋은 하루 되세요’ 등의 인사를 건네는 기사님을 만나면 아침부터 엔도르핀이 솟는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운전기사의 따뜻한 인사 한 마디로 온 몸에 행복바이러스 감염된 듯
“그 기사님은 진정한 행복바이러스 ‘끝판왕’이에요. 그분에게서 밝은 인사를 받으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져요. 그럼 자연히 저도 버스안에 같이 탄 처음 본 사람들과도 웃으면서 얘기하죠. 기사님의 인사 한 마디가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행복바이러스를 퍼트린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김은아 씨는 며칠 전 그 기사분이 운전하는 버스에서 공감 100퍼센트의 광경을 목격했다고 말한다.
저만 그 기사님을 친절하다고 느끼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떤 분이 기사님한테 고맙다며 편지를 드리는 거예요. 그 날은 제 마음도 따뜻해 지더라구요”

기사님을 만나기 위해 회사측에 인터뷰 요청을 했지만 회사측에서는 그분이 여간해서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을 것 같다는 답변을 줬다. 얼마 전에도 다른 방송사에서 그분과의 인터뷰 요청을 했으나 본인이 고사했다는 것이다.

 무사히 운행을 마치고 차고지로 버스가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실례인지 알면서도 무례를 범하고 필자는 사전약속도 없이 버스 차고지를 찾아갔다. 불행히도 그는 2시간 후에나 운행을 마치고 되돌아올 것이라는 말을 사무실 직원으로부터 전해 들었다. 역시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무작정 기다렸다. 가을 햇볕이 뜨거웠다.

그렇게 2시간 가까이 지날 무렵,  잊지 않으려고 수 십 번 되 뇌였던 '1050' 번호판을 단 차량이 차고지로 들어서고 있었다. 버스가 정차하기를 기다렸다. 기사님과 필자의 눈이 마주쳤다. 필자가 먼저 방문한 이유를 밝혔더니 예상보다 더 수줍어하는 얼굴을 보이며 인터뷰를 허락했다.

시민들에게 행복함을 선물하는 화영운수 12번 버스 기사는 바로 '김남훈(46세)' 씨다. 13년째 버스운전을 하고 있는 김남훈 기사는 스스로를 가리켜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마이크를 걸고 승객에게 인사했던 건 아녜요. 그런데 제가 인사를 하니 승객 표정이 달라지는 거예요. 제가 건넨 인사에 환하게 웃으면서 답을 해주시는 분들, 설령 소리 내서 인사를 하지는 않더라도 눈 인사를 하면서 내리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안전하게 하차 하시는지 확인하려고 룸미러로 보면 승객분들 얼굴 표정이 다 보이거든요.”

"버스운전은 내 천직" 이라고 생각하며, 정년까지 계속 일하고 싶어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자신이 마이크까지 착용하고 승객들에게 웃으며 인사하는 이유는 서비스 차원이 아니라고 말한다. 승객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행복해지기 때문이라는 것. 그의 인사 이유가 서비스 차원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이미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운행하는 버스를 자기 집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김남훈 기사, 청소된 차량 내부를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승차하면 무사히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다. 심지어 무거운 짐 때문에 힘들어 하는 어르신을 보면 운전석에서 나와 직접 들어 올려주기까지 한다. 뿐만 아니다. 승객에게 조금이라도 쾌적한 버스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 청소를 마친 버스 내부를 다시 한번 점검한다. 작은 종이조각이라도 바닥에 떨어져 있지는 않은지, 물기가 있어 미끄럽지는 않은지, 손잡이에 이물질이 묻어있지는 않은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쓸고 닦는다.
김 기사는 ‘버스운전은 자신의 천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12번 버스를 운전하다 정년퇴직을 맞이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검색창에 ‘광명 12번버스 친절기사’라고 입력하면 김남훈 기사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이미 그의 친절함은 온라인상에서도 소소한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힘든 아침 출근길, 피곤한 저녁 퇴근길, 시민들에게 상쾌한 비타민제가 되어주는 그의 목소리는 오늘도 버스와 함께 달리고 있다.

글/시민필진 김은정   사진/시 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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