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고 한다
파란 하늘에서 내려 온 바람이 코스모스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그리고 더운바람이 머문 자리를 밀어 낸다.
뜨겁던 햇살도 순해져 따사롭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볕은 곡식을
영글게 한다. 초록의 과실은 조금씩 채색되어 간다. 녹색의 열매에
붉은색의 덧칠을 한다. 가을 햇살은 요술방망인가 보다.
초록바다 같은 하늘의 흰 구름속에 작은 조각달이 보인다.
낮에 나온 반달이니 낮달이다. 저런 모습의 조개구름은 고적운이다.
또는 높쌘구름이라고 부른다. 고적운인 조개구름은 아주 작은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다. 높이가 2000~7000m에서 나타난다. 그래서 하늘이 높게 보인다.
작은 구름 덩어리가 규칙적으로 늘어서 양떼 형태를 이룬다.
또는 조개를 늘어 놓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고적운의 색깔은 흰색인데
조개모양도 있지만 탑 모양, 송이 모양, 물결무늬 모양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한다. 가을 하늘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파란 하늘에 떠있는 솜털 구름은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가을은 역시 결실의 계절이다. 꽃이 진자리에 열매가 열리고
여름동안 뜨거운 폭염을 견디며 열매는 익어간다. 녹색의 고추가
빨갛게 채색되고 감나무에 열린 감도 추석을 앞두고 빨갛게 익어간다.
주렁주렁 매달린 대추나무는 자기 몸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9월이 깊어 갈수록 파란 하늘의 햇살이 곱다.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배롱나무가 붉은 빛을 더한다.
노란 수세미오이 꽃도 매혹적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시간,
꽃과 열매가 아파트 단지의 가을 풍경화를 그린다.
글, 사진 시민필진 박성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