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의 날씨가 한여름이다.
추석이 지났는데도 막바지 더위가 이름값을 제대로 한다.
지난 여름의 폭염이 무슨 미련이 남아서 아직 떠나지 못한지 모르겠다.
폭염이 아직도 가을 문턱에서 맴돌고 있다. 10여일 지나면 시월이다.
늦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우리의 산하에는 가을꽃이 피고
지난 여름에 핀 꽃은 벌써 열매를 맺고 있다. 뜨거운 햇볕의 덕분에
과일들은 착색이 잘 되어 보석처럼 곱다.
광명동굴 가는 길가에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흔들거린다. 코스모스는 실바람에도
춤을 춘다. 둥근나팔꽃이 줄기를 타고 오르고 유홍초의 작은 꽃이 요정처럼
하늘로 오른다. 그 꽃을 탐한 호랑나비 한 마리가 사랑에 빠졌다.
연신 그 자리를 맴돌며 둥근잎 유홍초를 희롱한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금새 끝날 것임을 알고 있는 꽃들은 가을맞이가 한창이다.
가을꽃의 대명사인 개미취와 쑥부쟁이가 곱다.
한동안 서양에서 건너온 코스모스가 가을꽃을 대표했다.
뒤늦게 조명을 받게 된 개미취와 쑥부쟁이가 뜨고 있다.
우리 산하에 뿌리를 내린 들국화이다.
별처럼 반짝 거리는 좀개미취가 눈부시다. 쑥부쟁이도 환상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름꽃은 가을에 열매로 말한다.
범부채 씨앗은 검은진주처럼 빛난다. 보라색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작살나무는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열매가 보석이다.
화려한 꽃과 반짝거리는 열매가 즐비한 길을 벗어나면
시끌벅적한 광명동굴이다. 추석연휴 광명동굴은 관람객들로 북적인다.
주차장은 만차이고 노천카페 야외 벤치도 빈자리가 없다.
수도권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광명동굴에서 풍성한 추석연휴를 즐긴다.